상단영역
본문영역
미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무엇이 결정짓는가?
스크롤 이동 상태바
미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무엇이 결정짓는가?
- 기자명최홍섭 객원기자
- 입력 2024.08.04 08:00
- 호수 2820
오는 11월 6일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행보는 유례없이 가속화되고, 해리스가 된다면 반(反)이스라엘에 가까운 정책이 나올 것인가. 미국 정치의 핫이슈인 이스라엘 문제는 이번 대선(大選)에서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74)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7월 22일부터 일주일간 미국을 방문하면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과 뜨거운 친분을 과시한 반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과는 냉랭한 긴장감을 확인했다.
이번 방미 기간에 네타냐후를 만난 두 사람은 모두 “가자지구 전쟁을 빨리 끝내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그렇게 말한 배경은 서로 다르다.
‘네타냐후’ 맞은 트럼프와 해리스의 온도차
해리스는 지난 7월 25일 워싱턴에서 네타냐후를 만나 조 바이든(81) 대통령이 평소 강조했던 3가지 원칙, 즉 △이스라엘의 자기방어권 지지 △가자지구 내 민간인 보호 강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국가 해법(1967년 6일 전쟁 이전의 경계선을 기본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를 선언하는 방안)’ 권고 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리스는 “죽은 아이들, 안전을 위해 달아나는 필사적이고 굶주린 이들, 두 번 세 번 네 번까지 피란한 이들의 모습을 보라”며 “저런 고통에 둔감해지도록 우리 자신을 내버려두면 안 되며, 나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입장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우유부단한 태도 때문에 당내 반발을 겪었던 바이든의 전철을 밟지 않으면서, 아랍계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미시간 등의 경합주나 진보적 청년 유권자층의 지지 표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였다.
그렇다고 해리스가 무작정 이스라엘 비판 일변도로 나갈지는 불투명하다. 해리스의 남편이자 기업 변호사인 더그 엠호프는 유대인이다. 엠호프는 그간 미국 유대인 커뮤니티와 접촉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반유대주의(Anti-semitism) 반대 활동’에 목소리를 내왔다. 애런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해리스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전통적인 지원을 지지하고 있으며, 극적인 방식으로 그 접근 방식을 바꿀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실제 해리스는 네타냐후와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등 민감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해리스에 반발하는 이스라엘 집권층
이번 해리스의 태도에 대해 이스라엘 집권층에서는 반발이 거세다. 지난 7월 2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는 “해리스가 네타냐후에게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고 말함으로써,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는 인질들을 풀어줄 잠재적 거래를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하마스에게 억류 중인 100여명의 인질 가운데 8명이 미국인인데, 해리스는 누구를 먼저 생각하고 있느냐는 비판도 나왔다. 또 팔레스타인 주민의 고통만 강조했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로 넘어와 부녀자를 연쇄 강간하고 임산부의 배를 찔러 죽인 하마스의 행태에 대해서는 그다지 거론하지 않는다는 불평도 나왔다. 이스라엘의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휴전은 없을 것입니다. 후보님(Madam Candidate)”이라는 비아냥 섞인 글을 올렸다.
이에 비해 트럼프는 네타냐후를 만나 “해리스가 무례하게 했다”고 특유의 독설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전쟁을 일찍 끝내야 할 이유로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인도주의 이슈가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실추된 이스라엘의 이미지를 언급했다. 트럼프는 “이런 홍보 속에 이스라엘이 크게 지고 있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대외홍보가 썩 훌륭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원래 이스라엘은 다른 민족과 잘 대화하지 않으려는 유대인 특유의 선민(選民)의식 때문인지 아니면 유럽에서 2000년간 핍박을 받아서인지 몰라도, 이슈가 발생하면 자세한 설명보다는 신속한 행동을 먼저 하고 상대방 입장에 최소한 공감하기보다는 자국 입장만 일방적으로 반복하는 등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서투르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하마스나 헤즈볼라는 이런 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동족이야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기에 일부러 아프거나 약한 사람이 많은 병원·학교·유치원 등에서 로켓포를 발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원점폭격을 해야 하마스 대원을 제거할 수 있기에, 결국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살상했다”는 하마스의 선전에 그대로 당하고 있다는 것이 트럼프의 판단으로 보인다.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애증
사실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지난 미국 대선 다음 해인 2021년 초 관계가 악화되기도 했다. 트럼프가 당시 대선 결과에 불복해 부정선거를 주장할 때 네타냐후는 바이든에게 축전을 먼저 보내며 지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당시 네타냐후가 끔찍한 실수를 했다”며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명)는 계속 조용히 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 후보가 되고 유세 중에 총격을 당했을 때 네타냐후는 신속하게 위로를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태도는 누그러졌고, 이번에 둘이 직접 만나 든든한 유대를 과시했다.
한편 네타냐후는 이번 방미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을 때 재미있는 표현을 사용했다. 네타냐후는 “난 자부심이 강한 유대인 시온주의자로서 자부심이 강한 아일랜드계 미국인 시온주의자에게 50년간의 공직과 50년간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든이 1973년 31세에 상원의원이 되어 그해 10월 터진 제4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한 일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미국인 시온주의’란 표현도 사용했는데, 이는 곧 ‘기독교 시온주의’를 가리킨다. 갈수록 좌파 성향을 띠면서 민주당을 지지하고 극소수이긴 하지만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동참하며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서는 차가운 미국 유대인보다는, 역대 미국 대통령이 추종하거나 공감했던 기독교 시온주의에 거는 기대가 더 큼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난 5월 국내에 출간된 도널드 M 루이스 밴쿠버 리전트 칼리지 교수의 ‘기독교 시온주의의 역사’(새물결플러스)는 역대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흔히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배경으로 미국 내 정치·금융·언론·교육 등을 장악한 유대인 파워에다 AIPAC(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 같은 로비조직의 힘을 거론한다. 대다수가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일부만 맞는 말이다. 보수적인 미국 유대인은 이스라엘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 유대인은 선거에서 70% 안팎이 민주당을 찍는다. 우리나라로 치면 ‘강남좌파’가 많다. 전통적으로 유대교가 혐오하는 가치들, 즉 동성애·낙태·좌파이념 등은 대부분 진보적 미국 유대인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 유대인(760만명 정도)과 이스라엘 유대인(740만명 정도)의 일체감은 줄어들고 간극은 벌어지고 있다.
기독교 시온주의의 영향력
결국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의사결정에는 유대인 집단의 파워나 로비 이외에, 또 다른 동기가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그 핵심에 ‘기독교 시온주의(Christian Zionism)’와 ‘세대주의(Dispensationalism)’가 있다. 둘은 약간 다르지만, 국가 이스라엘과 혈통 유대인에 대해 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같다. 기독교 시온주의란 이런 뜻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해 전 세계를 떠돌게 되었으나 종말에 고토(故土)로 돌아가 나라를 재건한다는 예언이 성경 곳곳(누가복음 21장24절, 에스겔 36~39장, 다니엘서, 마태복음 24장, 로마서 9~11장 등)에 나타나 있으므로, 이의 성취를 위해 기독교와 미국이 마땅히 도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전통적인 개혁주의 기독교는 기독교 시온주의나 세대주의에 부정적이며 “더 이상 혈통 유대인이나 국가 이스라엘이 갖는 신학적 의미는 없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은 모든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졌다”고 맞선다. 다만 1948년 이스라엘이 2000년 만에 기적적으로 독립하고 1967년 6일전쟁으로 예루살렘을 탈환하면서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고 기독교 시온주의도 힘을 얻게 되었다.
역대 미국 대통령도 그런 분위기에 동의하거나 동조하는 입장이 많았다. 1948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국내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5월 14일에 독립한 이스라엘을 주요국 중 처음으로 정식 국가로 인정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오늘날처럼 밀접하지는 않았다. 1956년 이스라엘이 영국, 프랑스와 동맹을 맺고 이집트와 제2차 중동전쟁을 벌이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이집트에서 철군하도록 이들 3개국을 압박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아이젠하워보다 이스라엘에 더 우호적이었는데, 미국 정부 최초로 이스라엘에 대해 “특별한 관계”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러시아가 아랍국가에 무기를 판매하는 데 맞서 1962년 이스라엘에 호크 지대공(地對空) 미사일 6기를 판매함으로써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 금지 조치를 사실상 해제했다. 다만 케네디는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은 강력하게 견제했는데, 이 때문에 케네디 암살에 모사드 배후설(說)이 나오기도 했다. 뒤를 이은 린든 존슨 대통령은 케네디보다 훨씬 더 이스라엘에 우호적이었다. 당시 1967년 6일전쟁의 압승은 미국 사회가 이스라엘을 보는 시각에 변화를 일으켰다. 미국의 종교사학자(史學者) 대니얼 허멀은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승리는 중동의 정세를 완전히 재편성했고, 아랍·이스라엘 분쟁을 세계적인 갈등으로 변모시켜 미국인들(기독교인과 유대인 모두)이 자신을 그 일의 당사자로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 와중에 등장한 복음주의 부흥사인 빌리 그레이엄도 기독교 시온주의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자주 발신했다.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8년 선거에서 미국 유대인의 표를 17%밖에 얻지 못하자,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골다 메이어 이스라엘 총리는 빌리 그레이엄에게 미국이 이스라엘에 군용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개입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때마침 이집트·시리아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을 일으키자 닉슨은 이스라엘에 각종 무기를 포함한 대규모 지원을 했다. 당시 빌리 그레이엄은 닉슨 대통령에게 “대다수 복음주의자들이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면서 개입할 것을 간곡히 요청했으며, 대화 직후 대규모 물자 수송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줄리언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역사가들 대부분은 미국의 군사 원조가 이 시기 이스라엘의 생존에 필수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1980년에 당선된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구약성경의 예언자 에스겔은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모든 어둠의 세력을 이끌어 나갈 곡이라는 나라가 북방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성서학자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곡은 틀림없이 러시아라고 말해왔다. 이스라엘 북쪽에 이처럼 강력한 다른 나라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러시아가 기독교 국가였던 러시아혁명 이전에는 타당하지 않은 주장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제 러시아가 공산주의 무신론 국가가 되어 하나님을 대적하게 된 지금, 이것은 타당한 주장이다. 이제 러시아는 곡에 대한 설명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말했다. 레이건은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핼 린드세이의 세대주의 계열 저서인 ‘대유성 지구의 종말’을 읽고 크게 매료되어, 1983년 미국복음주의협회 연설에서 책에 있는 대로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등장한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은 복음주의 가정에서 자랐고 남침례교 교인이었지만 한때 보수적인 복음주의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1994년 크네세트(Knesset·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침례교 목사였던 W O 보트의 말을 인용, “만약 당신이 이스라엘을 버린다면 하나님은 결코 당신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유대 민족의 고향인 이스라엘이 영원토록 지속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씀하셨다. 여러분의 여정은 우리의 여정이며, 미국은 영원히 이스라엘을 지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클린턴의 후임자인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십자군전쟁’이란 표현을 사용해 이슬람권의 반발을 샀을 정도로 기독교 시온주의와 가까웠다. 그는 2005년 워싱턴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하나님과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독교 시온주의자로 비치는 트럼프
현재 미국에서는 2006년에 출범하여 1000만명 넘는 회원을 두고 있는 ‘이스라엘을 위한 기독교인 연합(CUFI)’이나 시카고에 본부를 둔 ‘국제 기독교인 및 유대인 펠로십(IFCJ)’이 대표적인 기독교 시온주의 단체로 분류된다. 이들은 이스라엘을 위한 지원 활동에 AIPAC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예루살렘 국제 기독교 대사관(ICEJ)’은 예루살렘에 본부를 두면서 전 세계 기독교 시온주의자의 헌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데 현재 이스라엘 당국과 가장 긴밀한 편이다. 이스라엘 정부 입장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미국 유대인보다는 기독교 시온주의가 더 큰 힘이 되고 있다. 2000년간 유대인이 기독교와 적대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이러니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ICEJ가 이스라엘 옆에 서서 유대민족의 알리야(고국 귀환)를 지지하며 이스라엘의 이름을 열방에 알리는 모습을 경외감 속에 지켜보았다”면서 “이스라엘의 대통령으로서 변함없는 우정을 지켜 주신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레이매터리서치(Gray Matter Research)와 인피니티콘셉츠(Infinity Concepts)가 2021년에 발표한 ‘유대인 연결, 복음주의자들과 이스라엘’이라는 보고서는 “미국 복음주의 개신교인 중에 유대인이 여전히 하나님의 선택받은 민족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51%가 되었다”면서 “응답자의 48%는 자신의 자선 행동에서 이스라엘과 유대인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스라엘에서 그는 강력한 기독교 시온주의자 이미지가 있다. 흔히 트럼프는 미국 고립주의(孤立主義)를 외친다지만,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늘 예외주의(例外主義)였다. 트럼프는 첫 번째 임기 때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한 유대인 정착촌의 확장을 막지 않았고, 6일전쟁으로 점령한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2017년 5월 22일엔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에서 기도했다. 2020년에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이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아브라함 협정도 주재했다. 그래서 네타냐후와 트럼프 사이에는 남성 간의 뜨거운 우정과 유대를 뜻하는 브로맨스(bromance) 사이란 말도 나왔다. 지난 3월 12일 이스라엘 현지 채널12가 504명의 이스라엘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4%가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바란 반면, 바이든의 연임 희망은 30%에 불과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 중에는 기독교 시온주의와 거리가 먼 사람도 적지 않은데,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역대 미국 대선을 보면 민주당 후보자 중에서 미국 유대인 지지율이 71%를 넘지 못하면 당선되지 못하였으나, 버락 오마마는 2012년 대선에서 69%로 재선되면서 징크스를 깨기도 했다. 도널드 M 루이스는 “버락 후세인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기독교 시온주의자나 세대주의자가 가장 싫어하는 대통령이었다. 그의 가운데 이름은 미국이 전복시킨 전 이라크 대통령을 떠올리게 했고, 오바마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무슬림이며 미국보다 이슬람 국가의 국익을 지지한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실제 오바마는 2016년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을 비난한 유엔 안보리의 이스라엘 규탄 결의안에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유대인 정착촌을 ‘점령’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와 네타냐후의 관계는 역대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 총리의 관계 중에서 최악이었다. 두 사람이 정상회담을 해도 사진 한 장 찍지 않는가 하면, 오바마는 가족과 식사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자리를 뜨기도 했다. 당시 네타냐후의 한 측근은 “오바마는 이스라엘의 가장 큰 재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으로 관심은 만일 해리스가 당선되면 오바마와 같은 길을 걸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WASP(앵글로색슨계 백인 개신교인) 출신이 압도적인 미국 대통령 역사에서 오바마에 이어 또 다른 예외가 되는 해리스가 이스라엘과 대립 각을 세우게 될지 주목된다.
현재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은 만류하고 있지만, 바이든·해리스와 껄끄러운 네타냐후가 그 말을 들을지도 관심사다. 이미 이스라엘은 7월30일 베이루트 남부를 공습하여 헤즈볼라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고 31일에는 이란을 방문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공습으로 죽였다. 이에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보복을 명령하면서 중동의 긴장은 극에 달하고 있다.
최홍섭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
관련기사
- 한동훈, 지명직 최고에 ‘친한계’ 김종혁 선임... 당 장악력 강화
- 이란 보복 임박설… 네타냐후 “어떤 공격이든 막대한 대가 치를 것”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 댓글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내 댓글 모음